장소를 옮겨가며 가방을 파는 김 모 씨는 얼마 전 알지도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신은 가방을 산 적도 없는데 김 씨가 6만 원을 결제했다는 주장입니다.
[김 모 씨 / 카드 결제기 오류 피해 상인 : 처음에는 이게 무슨 보이스 피싱인가? 처음에는 저도 되게 당황했어요. 그래서 '물건 가져가신 분 아니냐고 (물었는데) 근데 들어보니까 (물건을 산) 그 분 목소리가 아니더라고요.]
상황을 알아보니 6만 원이 결제된 카드 주인은 같은 시간 근처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손님의 가방값 6만 원을 결제하려던 김 씨의 휴대전화가 본인의 블루투스 카드 결제기 대신 인근 아이스크림 장사의 카드 결제기로 연결됐습니다.
때마침 4천 원어치 아이스크림 값을 내던 엉뚱한 사람의 카드로 결제가 이뤄진 겁니다.
해당 단말기는 여신금융협회에서 버젓이 인증까지 받은 기계입니다.
이런 상황이 오류가 아니라 상인들의 편의를 위해 인증을 간소화했기 때문이라는 제조사의 답변은 더 황당합니다.
[전호택 / 한국정보통신 차장 : 휴대폰에 다른 상가 리더기가 검색되더라도 사실 결제까지 간다는 건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준비 여부가 좀 미흡한 거 같습니다.]
지금대로라면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사람이 결제 중인 상인 옆에서 동시에 결제를 시도하면 유사한 사고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제조사는 단말기가 본인 것이 맞는지 묻는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변경하겠다고 밝혔지만 엉뚱한 결제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지 않은 상인들은 언제든 똑같은 결제 오류 사고를 당할 수 있어서 금융 당국의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기자ㅣ홍선기
촬영기자ㅣ김정한
자막뉴스 제작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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